비급여 시장 파악하는 법 🔍

비급여 시장 파악하는 법 🔍

“비급여 제품은 어떻게 시장 규모를 알 수 있나요?”
원데이클래스 수강생 분의 질문이었어요.

그동안 원데이클래스에서는 ‘심평원에서 제공하는 보건 의료 데이터 분석’을 다루었거든요.

치료재료, 행위, 질병 코드별로 다운로드 받아 분석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데이터가 있다는 큰 장점(?)이 있죠.

하지만 비급여는 심평원 오픈 데이터에서 조회가 되지 않아요. 그러니 데이터를 얻을 방법을 별도로 고민할 수 밖에 없어요.

이 때문에 비급여 제품들은 시장 규모가 얼마나 될지 추정하기가 까다로워요.

같은 이유로 ‘별도 산정불가’ 제품들도 시장을 추정하기가 만만하지 않아요.
(별도 산정불가란 행위에 포함되어 있어 치료재료의 비용을 별도로 청구할 수 없는 제품이에요)

그리고 하나 더,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제품이라도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.

동일 중분류에 해당하는 제품이 3개 이하이거나 판매 회사가 3곳 이하일 때는 조회할 수 없어요. (회사의 매출이 고스란히 공개될 테니까요)

그럼 이런 경우 시장 규모를 파악할 방법은 없는걸까요?

꼭 그렇지는 않아요. 방법은 있습니다!

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심평원 오픈데이터에서 조회되지 않는 치료재료의 시장을 추산하는 방법을 소개할게요.

1.제품과 연관된 ‘객관지표’ 파악하기

심평원에서는 치료재료 외에도 다양한 범위의 보건 의료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요. 맨 땅에 헤딩하며 시장을 파악하는 것보다 보건 의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면 훨씬 앞선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.

이미 주어진 보건 의료 데이터를 우리의 제품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면 되니까요. 제품의 사용량을 직접적으로 알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은 관련된 객관지표를 알아내고 여기에 계수를 곱하여 계산하는 거예요.

예를 들어 수술에 쓰이는 비급여 제품 사용량을 알고자 한다면, 수술건수(객관지표)가 필요하겠죠. 여기에 수술 1건 당 얼마나 쓰이는지 계수를 곱하는 거예요. 특정 수술(행위)이 연간 얼마나 되는지 심평원 오픈데이터를 통해 조회가 가능합니다.

    • (객관지표) 어떤 수술에 쓰이는지 -> OOO수술 연간 100건
    • (계수) 수술 1건 당 얼마나 쓰이는지 -> 수술당 1.5개
    • 비급여 제품 사용량 -> 100 * 1.5 = 1500개

제품이 소모품이 아닌 기구/장비라면 어떻게 해야할까요?

무영등과 같은 수술용 조명기(Medical light and lamps)는 별도산정불가 의료기기인데요.무영등을 수술대마다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수술대 수를 통해 무영등 시장 규모를 추산할 수 있어요.

심평원에서는 의료 시설과 장비수를 분기별로 제공하고 있는데요. 2023년 3분기 기준 전국 병원에는 약 9000개의 수술대가 있습니다.

    • (객관지표) 수술대 수(operating table) -> 9000대
    • (계수) 수술대 당 무영등 수 -> 1.5 (예시)
    • 무영등 시장 규모 -> 9000 * 1.5 = 13500개

2.계수 찾아내기

어떤 치료 재료는 수술실 당 1개 혹은 한 수술 당 2.5개 등으로 비교적 쉽게 추정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는 시장을 잘 알기 어려워요.

그럼 시장에 대한 정보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요? 보건 산업 리포트나 임상 논문을 찾아볼 수 있어요. 또는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내용에서 우리가 찾는 계수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어요.

더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면요?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제일 정확한 답이에요. 고객들에게는 ‘당연한 상식’이 마케터들에게는 ‘꼭 필요한 내용’인 경우가 많거든요.

처음 만나는 고객이라 하여도 제가 누구이고 어떤 내용으로 찾아왔다며 도움을 요청할 때 바쁘다며 거절하는 고객들은.. 의외로(?) 거의 없었어요.

모든 병원을 방문하기는 어려워도 고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속에 공통된 스토리가 있습니다. 이걸 파악하면서 시장에 대한 감을 잡아가는 거예요. 그 감이 바로 계수에요.

3.추정한 이유/logic 남겨 두기

상황이 바뀌면 시장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요. 재평가, 보험 확대 등 외부 조건이 바뀌면 보험가나 사용량에 직접 영향을 미치니까요.

또한 시장을 차츰 이해해 가면서 내가 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. 만약 시장을 추산하는 이유나 계산법을 기록해둔다면 이런 변화에 맞춰 시장을 빠르게 수정할 수 있어요.

  1. 비급여/산정불가 시장 규모를 추산할 때, 누구도 ‘정답’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.

왜 그렇게 추정했는지 그 과정이 합리적이라면 마케터가 보는 시장이 ‘모범 답안’입니다.

처음에 만든 자료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기록해두고 차츰 채워나가요. 80점 자료를 조금씩 채워가며 90, 100점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도 마케터의 업무랍니다.